유튜브 알고리즘이 놓친 영상들 : ‘댓글’도, ‘좋아요’도 없는 콘텐츠들

플랫 디자인 일러스트, 가로로 넓은 구도. 중앙에는 산처럼 거대한 유튜브 로고가 서 있고, 주변에는 수많은 작은 영상 썸네일들이 풍경처럼 흩어져 있다. 한 인물이 돋보기를 들고 감탄하며 로고를 올려다본다. 하늘에는 물음표와 숫자들이 떠다닌다

숫자가 보여주는 유튜브 생태계의 이면

유튜브는 매일 수백만 개의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플랫폼에 정확히 몇 개의 영상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한 적은 없다. 콘텐츠 소비의 최전선에 있는 플랫폼이면서도, 내부 구조는 비교적 폐쇄적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의 연구진이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들은 유튜브 영상의 고유 URL 구조를 활용해, 무작위로 실제 존재하는 영상들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유튜브의 규모와 영상 특성을 역산해내는 시도를 감행했다.

이 연구는 유튜브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최초의 시도 중 하나로, 단순한 통계를 넘어 플랫폼의 구조적 성격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YouTube 동영상은 조회수가 500회 미만이며, 4%는 한 번도 시청된 적이 없습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와 BBC가 공동으로 작성한 그래프입니다.

대부분의 YouTube 동영상은 조회수가 500회 미만이며, 4%는 한 번도 시청된 적이 없습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와 BBC가 공동으로 작성한 그래프입니다.

실험 방법: 유튜브에 무작위로 ‘접속’해보다

유튜브에 등록된 각 영상은 고유한 11자리 문자열로 구성된 URL을 가진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18조 건에 이르는 URL 조합을 무작위로 생성하고, 그 중 실제로 존재하는 영상을 찾아냈다. 이들은 이 과정을 “유튜브에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 결과 약 1만 개의 실제 영상이 수집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유튜브의 전체 영상 수를 **약 14.8억 개(2024년 기준)**로 추산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유튜브 플랫폼의 내부 규모를 드러내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유튜브 영상의 실제 모습

연구진은 수집된 영상들을 분석하여 여러 가지 특징적인 데이터를 도출했다. 이 영상들은 고르게 분포된 표본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의 경향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수였다.

  • 영상 길이의 평균은 64초이며, 전체의 약 33%는 33초 미만이었다.
  • 조회수 중앙값은 41회로 나타났으며, 약 4%의 영상은 단 한 번도 시청되지 않았다.
  • 좋아요 없음: 전체의 89%
  • 댓글 없음: 전체의 74%
  • 편집되지 않은 영상: 62%
  • 전문 세트 또는 촬영 환경을 갖춘 영상: 14%
  • 음악만 포함된 영상: 40%
  • 광고, 협찬 혹은 CTA(Call to Action)가 포함된 콘텐츠: 0.21~4% 수준

2024년 기준 유튜브는 약 150억 개의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러한 수치는 유튜브에 존재하는 다수의 콘텐츠가 대중적 주목을 전제로 한 ‘브랜디드 콘텐츠’보다는, 개인적이고 실험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유튜브는 하나의 방향만을 지향하지 않는다

유튜브는 종종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된다. 실제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를 통해 대중성과 수익을 얻고 있으며, 플랫폼의 알고리즘 또한 이러한 흐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와 의도를 함께 보여준다. 많은 영상은 대중적인 성공을 추구하지 않으며, 유튜브를 단순한 공유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기록용으로 업로드되기도 한다.

이는 유튜브가 반드시 하나의 방향성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인기 영상과 조회수 높은 콘텐츠가 유튜브의 전부는 아니며, 그 아래에는 수많은 작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랫 디자인, 가로로 넓은 장면. 디지털 연구실에서 유튜브 관련 데이터를 홀로그램 화면으로 분석 중인 대학 연구팀.


유튜브의 겉모습은 화려하고 경쟁적이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조용한 콘텐츠들이 존재하며, 이들이야말로 플랫폼의 바닥을 지탱하고 있다. 매사추세츠대의 이번 연구는 그 ‘보이지 않던 층위’를 통계라는 도구로 드러낸 점에서 의미가 있다.결

유튜브는 소비의 공간이자 생산의 공간이며, 무엇보다도 존재의 공간이다. 조회수가 적은 영상도, 좋아요가 없는 콘텐츠도, 그 자체로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있기에 유튜브는 단지 미디어가 아닌, 하나의 문화적 인프라로서 작동할 수 있다.

※ 자료 참고 및 출처 : https://www.techspot.com/news/106791-youtube-numbers-uncovering-youtube-ghost-town-billions-unwatched.html?utm_source=contentideas.io&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contentideas.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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