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일부 영상, 특히 쇼츠에 대해 동의 없는 AI 기반 보정 기술을 적용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크리에이터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유화처럼 뭉개졌다”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품질이 다르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유명 크리에이터들까지 이 현상을 지적했다. 구글은 “생성형 AI나 업스케일링이 아닌, 전통적 머신러닝 기반의 선명도 향상 실험”이라고 해명했지만, 핵심 문제는 투명성과 창작자 동의 부족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논란을 넘어,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간의 신뢰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몇 달간 이어진 의혹과 확인된 사실
이번 논란은 최근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다.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수개월 전부터 “내 영상이 이상하게 변형된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 Rhett Shull: 자신의 쇼츠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다르게 보인다며, “유튜브가 AI 필터를 몰래 적용하는 것 같다”고 주장.
- Rick Beato, Hank Green: 비슷한 현상을 겪으며, 영상이 마치 “유화처럼 번진 느낌”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표시.
- 레딧·커뮤니티: “유튜브가 강제 업스케일링을 한다”는 의혹이 퍼졌고, 일부는 “싸구려 딥페이크 같다”는 반응까지 제시.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구글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설명은 미묘했다.
“생성형 AI도, 업스케일링도 아니다. 일부 쇼츠에 대해 전통적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블러 제거와 노이즈 감소, 선명도 향상을 실험 중이다. 최신 스마트폰의 자동 보정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구글은 실험 자체는 사실이지만 악의적이지 않았고, 단순한 품질 개선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의 없는 적용이라는 핵심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즉, 구글은 의도 자체는 화질 개선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입장에서는 사전 고지 없이 콘텐츠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핵심 문제로 부각되었다.

기술의 선의와 크리에이터 권리의 충돌
이 사건은 단순히 “화질이 좋아졌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본질은 창작물의 통제권과 플랫폼의 투명성이다.
- 창작자 권리 침해
영상의 색감·질감·디테일은 크리에이터의 선택이자 창작의 일부다. 유튜브가 이를 무단으로 보정했다면, 이는 일종의 비동의 편집으로 해석될 수 있다. - 시청자와의 신뢰 훼손
일부 크리에이터는 “AI를 쓰지 않는다”는 점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삼는다. 그러나 AI 흔적이 보이면서, 팬들은 “거짓말을 했다”는 오해를 하게 됐다. 신뢰의 타격은 크리에이터 몫이다. - 플랫폼의 투명성 부재
실험이라면 최소한의 안내가 필요했다. 그러나 유튜브는 사전 고지도,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 이는 창작자를 파트너가 아닌 실험 대상으로 취급한 인상을 남겼다. - 브랜드 리스크
구글은 AI 혁신을 내세우지만, 동의 없는 적용은 오히려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크리에이터 생태계는 신뢰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작은 불신이 큰 파장을 불러온다.
유튜브 실험의 전례
유튜브가 크리에이터 몰래 실험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댓글 정렬 방식을 바꾸거나, 광고 삽입 실험을 진행할 때도 사전 공지 없이 일부 크리에이터 채널에 적용한 적이 있다. 이런 방식은 늘 “소규모 실험”이라 설명되지만, 당사자인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창작물에 일방적으로 개입당하는 경험으로 느껴진다. 이번 AI 보정도 같은 맥락에서 반복된 문제다.
댓글·좋아요 정렬 방식 변경 실험
- 유튜브는 종종 소수의 사용자 계정이나 일부 채널에만 새로운 댓글 정렬, 좋아요·싫어요 버튼 UI, 자동 정렬 등을 적용해 왔다.
- 공식 공지 없이 테스트가 진행되다 보니,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서 “내 채널만 다르게 보인다”는 불만이 나온 적이 많았다.
광고 관련 실험
- 2개 연속 스킵 불가 광고(2022년), 짧은 광고 여러 개 묶음 노출 실험 같은 경우, 일부 크리에이터 영상에만 적용되었다.
- 당시 유튜브는 사전에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알리지 않았고, 크리에이터는 본인 채널 광고 경험이 변한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영상 화질 처리(업로드 인코딩 관련)
- 특정 해상도(예: 4K 화질) 접근 방식을 제한하거나, 자동 HDR 처리 실험을 일부 지역에서 먼저 적용한 사례도 있다.
- 이것도 크리에이터 동의 없이 “테스트 중”이라며 진행
크리에이터 관점 해석: 대응 전략은?
이 사건은 크리에이터가 단순히 영상만 잘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시대에는 창작 철학과 팬 신뢰 관리가 필수다.
- 원본 영상 보관
업로드 전후 영상 차이를 증명할 수 있도록 원본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이는 향후 분쟁에서 “AI 개입은 플랫폼 책임”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 투명한 소통
크리에이터는 팬에게 “일부 영상이 유튜브 실험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안내해야 한다. 이는 억울한 오해를 방지하고, 정직한 이미지를 강화한다. - 정책 모니터링 강화
유튜브는 작은 실험을 전 세계에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포럼·커뮤니티 공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정책 변화를 민감하게 따라가야 한다. - 차별화된 포지셔닝
모든 영상이 AI 보정에 익숙해질수록, 오히려 “원본 그대로”라는 메시지는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 반대로, 일부는 AI 활용을 적극 수용하며 효율적 제작자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선택은 크리에이터의 전략이다.

튜브나우의 마무리
유튜브의 비밀스러운 AI 보정 실험은 화질 개선이라는 선의에서 출발했을 수 있다. 그러나 동의 없는 개입은 곧 신뢰 침해다.
플랫폼은 기술 실험을 넘어, 창작자와 시청자를 존중하는 투명한 절차와 선택권 보장을 마련해야 한다.
크리에이터에게 이번 사건은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원본을 지키고, 팬과 투명하게 소통하며, 자신의 창작 철학을 분명히 해야만 AI 시대에도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AI가 발전할수록, 진짜 가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의 신뢰임이 드러난 것이다.